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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한번 더" 첫'e종합상사'이씨로드

GAMUWAVE 2008. 10. 10. 10:47
[인터뷰]조창선 이씨로드 대표, "韓-中 온라인 실크로드 만들겠다"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온라인 종합상사로 만들겠다."

한국과 중국의 상인간 거래를 매개하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업체가 등장했다. 지난달 오픈한 이씨로드(www.ecroad.co.kr)는 국내 최초의 B2B 전문 온라인몰이다. 넘치는 온라인쇼핑몰 속에서 B2B시장을 공략한 것도 독특하지만 G마켓의 성공신화를 이끈 조창선 전 G마켓 마케팅총괄 전무가 설립했다는 점에서 이씨로드는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창업공신에서 창업가로

조 대표는 G마켓이 어려웠던 시절부터 옥션을 제치고 국내 오픈마켓 1위로 올라서 나스닥에 상장할 때까지 함께 한 인물이다. 구영배 G마켓 대표의 대학 1년 선배(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인데다 전 직장(석유업체 슈럼버거)까지 같아 동고동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마켓 창업공신이 퇴사 후 돌연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했으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상 밖에 조 대표가 주력한 것은 기존 오픈마켓이나 종합쇼핑몰 개념의 B2C시장이 아니라 B2B 시장이었다.

국내 1위 오픈마켓의 마케팅을 좌지우지한 조 대표가 벤처창업가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조 대표는 "약속을 지켰을 뿐"이라고 말한다. G마켓에 합류할 때부터 나스닥에 상장한 후엔 사직하기로 다짐했었단다.

"G마켓 초기엔 회사라 하기 민망할 정도로 재무적으로 취약했죠. 경쟁사인 옥션은 부동의 시장 1위였고. 그래도 직원들 열정만큼은 밤새 가격비교사이트의 G마켓 상품순위를 바꿔놓을 정도로 강했습니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전자상거래부문의 공룡 옥션을 넘어뜨리지는 못했을 터. 조 대표는 "반격을 가할 땐 적이 알면서도 방어할 수 없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전략을 알고 방어에 나설 수 있는 반격은 반격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옥션을 넘어선 비법만큼은 영업기밀이라며 끝내 함구했다. 다만 "옥션이 국내시장에 진출해 전자상거래 규모를 키워놨기 때문에 G마켓이 파고들 시장도 커졌고 나스닥에까지 상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옥션과 경쟁은 독이 아닌 보약이었던 셈이다.

G마켓에서 울고 웃은 경험은 완숙기에 접어든 전자상거래시장에 바람을 일으킬 만한 사업아이템으로 귀착됐다. 치열한 경쟁으로 허덕이는 오픈마켓 셀러(seller)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사업이었다.

◇온라인에 '실크로드' 재현

고대 중국의 비단은 실크로드를 통해 로마제국으로 흘러들어갔다. 비단으로 시작한 교역물은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됐고 문화가 유통되는 통로이기도 했다. 이씨로드는 온라인에 실크로드를 재현한다는 꿈에서 비롯됐다.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가장 활발한 의류분야는 국내 유통물량의 50% 이상이 이미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이다. 하지만 오픈마켓 셀러를 비롯한 소상인들은 어느 업체가 저렴하면서도 경쟁력 있게 만드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직접 발로 뛰며 거래선을 트려면 발품과 비용이 보통 드는 게 아니다.

조 대표는 소상인들이 가려워하는 이 점에 착안했다. 제조자와 도매상인의 제품정보가 한 곳에 모인다면 어떨까. 판매할 상품을 찾는 소상인과 도매상인, 혹은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정보망을 구축한다면?

"한마디로 온라인 종합상사죠. 상인들이 제품정보를 얻고,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조건에 만들어줄 제조업체를 찾을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셈입니다."

이씨로드는 한국어몰과 중국어몰을 동시에 갖췄다. 중국법인에는 본사 직원수보다 많은 3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세계의 의류공장' 광둥성에서 잠재력 있는 도매상인과 제조업체들을 발굴하고 있다. 이씨로드의 성공 여부는 한-중 상인들을 연결하는데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전자상거래시장이 덩치는 컸지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요. 조만간 내수시장의 한계에 봉착하게 되겠죠. 오픈마켓 셀러들의 가격경쟁은 이미 극에 달한 상황이에요. 이걸 넘어서려면 중국시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중국에서는 재미를 못보고 있다. 조 대표는 오너(owner)가 직접 뛰지 않는 한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한다. "해외시장을 열려면 국내보다 몇 배 이상 힘든 게 당연하죠. 그러니 오너가 소매를 걷고 움직여야 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은 그게 어려운 구조입니다."

◇종합상사, 오픈마켓과 손잡다

아직은 사업 초창기. 의류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규모가 가장 큰 영역이 의류 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취급품목을 전방위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조 대표가 그리는 이씨로드의 완성본은 인터넷 종합상사다.

"종합상사는 실제로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정보가 모이는 곳이죠. 정보가 필요한 상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일종의 상업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이는 것은 정보뿐이지만 파급효과는 메가톤급이 될 수 있다. 이씨로드를 이용하면 국내 제조업체나 도매상인들도 클릭 한번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원하는 가격에 생산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찾을 수도 있다. 국내 의류업체들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게 되는 셈이다.


직배송시스템을 도입해 오픈마켓 셀러들의 재고부담도 없앴다. 이씨로드에 등록된 제조업체나 도매상인은 오픈마켓 셀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배송한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건도 3~4일 이내에 직배송이 가능하다. 오픈마켓 셀러가 제공한 소비자 주문정보는 이씨로드가 해당 제품 공급자에게 실시간 제공된다. 물건대금은 이씨로드의 에스크로(경유계좌)를 거쳐 공급자에게 전달된다.

"오픈마켓 셀러들에게는 재고부담이 가장 큰 리스크죠. 판매이윤을 줄일 수 있어도 재고부담은 감내하기 어렵다는 게 셀러들의 공통된 의견이에요. 오픈마켓 셀러들은 자금력이 열악하기 때문에 재고부담이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급자 직배송은 이씨로드만의 혁신적 실험이에요."

오픈마켓 셀러들이 제품 사진을 일일이 촬영해서 판매사이트에 업데이트하는 수고도 덜어줬다. 제조자나 도매업체가 이씨로드에 올린 사진을 그대로 다운로드받아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셀러들이 철저히 제품 프로모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생각입니다. 오픈마켓시장은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있습니다. 워낙 비슷한 물건이 많아 가격경쟁으로 치닫다보니 마케팅을 등한시하면 물건팔기가 쉽지 않죠. 그만큼 제품 프로모션이 중요해요. 하지만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픈마켓 셀러들에겐 이씨로드 이용요금이 없다. 도매상인들이나 제조업체에서만 수수료(5~7%)를 받는다. 오픈마켓 셀러들은 재고부담이 없고 도매상인은 안정적인 공급처가 확보되니 '윈윈'이다. 하지만 판매할 상품을 온라인으로 정하려면 신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주문업체가 원할 경우 제품 검수까지 대행해준다.

조 대표는 사업은 '타이밍'이라고 말한다. 시장의 방향성이 바뀔 때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G마켓으로 B2C 전자상거래의 성공신화를 만든 조 대표가 시장의 방향성을 어떻게 B2B사업으로 바꿔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창선 이씨로드 대표 약력

△서울대 자원공학과 졸 △슈럼버거(Schlumberger Inc.) 석유정 검층 엔지니어 △㈜한라자원 해외유전개발팀장, 화학팀장 △WIKA KOREA 프로젝트 △㈜인터파크 해외사업팀장 △㈜인터파크지마켓 전무(COO, 사업·마케팅·홍보)